삶의 기록

#흙수저 #금수저 #생명의 가치

by 타임키퍼

당신은 자신이 흙수저 또는 금수저 중 어느 부류에 속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이 글의 화자인 제가 먼저 답하자면,

저는 금수저로 태어났으나 어린 시절에 들이닥친 IMF를 거치며 흙수저가 되었고, 

지금은 지구에서 손꼽히는 빈국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기준에서는 적어도 은수저, 

한국인의 기준에서는 동수저 정도 되는 듯합니다. 


어차피 저는 웹상에서 한국의 사정을 전해 들으니,

제가 느끼는 느낌은 다소 왜곡이 있을 수 있으나,

한국에서는 젊은 세대가 출산을 꺼리는 듯합니다. 

경제적인 이유가 가장 클 것이며,

그 이유 중에 하나가 자기 자녀에게는 흙수저의 삶을 대물림하고 싶지 않고,

자신 역시 자녀 양육으로 인해 지금보다 더 못한 경제적인 상황을 맞고 싶지 않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이런 생각을 제시하면,

여러 가지 의견과 논거가 오고 갑니다.


"부모님께 감사하지만 훗날 자녀에게 내가 느끼는 미래에 대한 절망을 되풀이하게 할 자신이 없다."

"나 하나 살기에도 벅찬 세상이다."

"돈이 전부가 아니다."

"돈이 없어도 가정이 화목하면 된다."

"종족번식은 원초적인 본능이며 추구하면 된다."

"태어나지 않은 자녀의 앞 날을 미리 걱정할 것 없이 내 욕심대로 낳아 기르면 된다."


등등...

누구의 말이 정답이라고 이야기하기에는 너무나 다양한 삶의 모습에서 행복과 불행의 이유가 중첩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제 특수한 생활 환경에서 비롯된 한 가지 말을 보태고자 합니다. 


이곳에서 남자들은 피임을 제대로 하지 않습니다.

애초에 교육 수준이 낮아 피임법을 잘 알지 못하고,

안다고 하여도 굳이 할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사람마다 생각은 다르겠지만 피임은 남자 입장에서 여자를 배려하는 것인데,

이곳의 남자들은 그 정도까지 여자들을 배려하지 않습니다.


거리에는 가난한 아이들이 넘쳐 납니다. 

차가 교통체증에 막히면 아이들이 문을 두드리고 동냥 하고, 

곧 죽을 듯한 한 두 살 되는 아이를 업은 아주머니는 아이를 가리키며 거부하기 힘든 표정을 짓습니다.

이곳은 아동 성매매가 음성화 되어 두루 퍼진 곳입니다.

사춘기로 반항할 나이의 아이들은 약을 맞고 너무 이른 시기에 성숙해진 몸으로 남자들의 정욕을 풀어주는 대가로 생활비를 법니다. 

건축 현장에 안전 장비는 없다시피합니다.

고층 건물을 어설픈 끈 하나에 의지하여 어르고 내리며 페인트 칠을 하고 벽돌을 나릅니다.

공사장에서 떨어져 죽으면 우리 돈으로 15만원이면 해결 가능합니다. 

그래도 이 나라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너 아니어도 이 조건에 일할 사람은 얼마든지 있으니까."


사람값이 속된 말로 개값인 나라. 

저는 이곳에서 부자 나라 회사의 부자 나라 직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제가 밖에서 한 끼 먹는 식사는 보통 노동자의 5일치 또는 10일치 월급이 될 때도 있습니다. 

그들의 입장에서 저는 은수저,

아니 어쩌면 금수저 일지도 모르겠네요. 


이 나라의 금수저로서 밑바닥 서민을 보면서 느끼는 것은,

한국에서 막연히 상상하는 가난의 수준을 넘어서는 것이었습니다.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다면 이런 비참한 가운데 살지 않았을텐데."

"왜 감당하지 못할 아이를 생각 없이 가져 이렇게 헛되게 죽게 하는가."

"자신이 생각하는 자신이 소중한 만큼 새로운 생명을 가질 행위를 할 때 책임감이라는 것이 있었는가."


이러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물론 이 가운데는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오만함도 있었으며 이를 부정할 마음은 없습니다. 


결혼을 할지 또는 할 수 있을지,

아이를 가질지 또는 가질 수 있을지,  

미래는 알 수 없지만 한 가지 다짐하는 것은, 


"부모가 되고 자식을 가질 때 반드시 심사숙고하고 부모가 정신적 육체적 사회적 준비를 해야만 한다. 그것이 내 정욕으로 불러서 부모님처럼 자신의 생명보다 사랑할 어떤 생명에 대한 예의이다."


아직 정제되지 않았고 시정할 부분도 많으며 오만과 편견에서 빠져나오지 않은,

좀 더 다듬어져야 하는 생각일 것입니다.


생각이 가는 대로 글을 적었습니다. 

누군가를 설득하고자 쓴 글이 아님은 이해 바랍니다.

다만 제 마음의 답답함을 익명성을 빌어 누군가와 나누고 싶었습니다.

혹시 이 글을 읽고 마음이 불편하신 분이 있다면 앞서서 사과의 말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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